오마이뉴스
2025년 6월 19일 오전, 이스라엘군이 이란의 부셰르 핵발전소¹를 타격했다고 발표했다. 부셰르는 페르시아만 연안에 있다. 바다 건너에는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가 있다. 바닷물을 정수해 식수로 사용하는 나라들이다. 방사성 물질이 바다로 흘러들면 사흘 안에 식수가 끊길 수 있다는 경고도 이미 나온 터였다.² 한 시간 뒤, 이스라엘군은 발표를 번복했다. 부셰르를 공격하지 않았다고, 실수로 발표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란은 이를 의도된 협박으로 읽었다. 어느 쪽이 맞는지는 끝내 확인되지 않았다. 의도가 있든 없든 그 한 시간의 공황은 되돌려지지 않았다. 발표 번복 이후에도, 국제원자력기구(IAEA)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를 열어 경고했다. 만약 부셰르에 직격탄이 떨어질 경우, 수백 킬로미터 밖 국가들까지 대피 명령이 내려질 수 있다고. 인류는 이미 알고 있었다. 핵발전소가 무너지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체르노빌이 있었고, 후쿠시마가 있었기 때문이다. 핵발전소는 전시에 무엇이 되는가 1981년, 이스라엘은 이라크 오시라크 원자로를 공중폭격으로 파괴했다. 1984년부터 1988년 사이에는 이라크 전투기가 이란 부셰르 원자로를 일곱 차례 폭격해 노동자 10명이 숨졌다. 2007년에는 시리아에서 비밀리에 건설 중이던 원자로를 이스라엘이 공습으로 완전히 파괴했다. 양국은 이 사실을 11년 동안 숨겼다. 가동 전 시설이라 방사성 물질 유출은 없었다. 만약 가동 중이었다면 어떻게 되었을지는, 앞서 언급한 부셰르 사건과 다음의 자포리자의 사례로 알 수 있다. 2022년 3월, 우크라이나의 자포리자 핵발전소가 러시아군에 의해 전쟁의 영토 안으로 편입됐다. 가동 중인 대형 핵발전소가 점령된 것은 역사상 처음이었다. 러시아군 점령 이후 외부 전력은 여덟 차례 차단됐다. 아찔한 순간이었다. 핵발전소는 계속 열을 식혀야만 한다. 전기가 끊기면 원자로 내부 온도가 걷잡을 수 없이 올라가 핵연료가 녹아내린다. 후쿠시마 사고가 그렇게 시작됐다. 러시아군은 발전소 안에서 우크라이나 방향으로 포격을 가하기도 했다. 원전을 방패로 삼은 것이다. 2025년에는 이스라엘이 이란 부셰르 원전을 네 차례 공격했고, 이란은 아랍에미리트의 바라카 원전을 공격 목표로 삼겠다고 위협했다. 제네바 협약이 원전 공격을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음에도 이 공격들은 주기적으로 있었다. 협약은 결정적인 순간, 있으나 마나였다. 이 모든 장면을 지나오고도, 한국은 다른 결정을 내렸다. 핵발전소 건설, 이것이 '녹색전환'인가? 2026년 1월, 이재명 정부는 신규 핵발전소 2기와 소형모듈원자로(SMR) 1기 건설 계획을 확정했다. 명분은 인공지능(AI)이었다. 이틀 뒤에는 'K-GX 추진단' 출범식도 열렸다. 정부는 이를 '대한민국 녹색대전환'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AI라는 명분도, '녹색'이라는 말도, 모두 사실과는 거리가 멀었다. 먼저 AI라는 명분을 보자. AI 산업 자체가 막대한 전력과 자원을 소비하는 구조를 갖고 있지만, 이를 잠시 접어둔다 해도 문제는 있다. AI 데이터센터는 보통 2~3년 안에 완공된다. 반면 신규 원전은 부지 선정부터 첫 가동까지 최소 14~15년이 걸린다. 지금 당장 필요한 전기를 위해 15년 뒤에나 켜질 발전소를 짓겠다는 이야기다. 문제는 시간만이 아니다. AI 산업이 집중된 수도권과 신규 원전 후보지 사이에는 수백 킬로미터의 거리가 있다. 원전 건설 후보지는 부산 기장군, 울산 울주군, 경주시, 영덕군으로, 모두 동해안 지역이다. 결국 수도권 반도체·데이터 산업 단지까지 전기를 보내려면 또 다른 송전망이 필요하다. 밀양 송전탑 투쟁에서 보듯, 지역의 고통과 갈등이 깊게 되풀이될 가능성이 높다. 녹색이라는 이름도 마찬가지다. 핵발전은 흔히 탄소 없는 에너지처럼 이야기된다. 그러나 우라늄을 캐고, 농축하고, 발전소를 짓고, 폐기물을 수만 년 관리하는 전 과정에서 온실가스는 계속 배출된다. 에너지 정책 전문가인 벤자민 K. 소바쿨 서식스대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핵발전의 전 과정에서의 탄소 배출량은 킬로와트시당 약 66그램이다. 태양광(50그램), 풍력(34그램)보다 높다.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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