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이사 - 박다래 종로 4가 창신육회에서 거인을 만났다 우연히 합석한 우리는 식탁 위에서 끓고 있는 소고기뭇국 다섯 그릇을 미동도 없이 마셨다 떠들썩한 무리에 섞여 나는 거인의 어깨에 매달려 방으로 돌아왔다 방은 거인 하나가 들어가기에 충분히 작았다 적당한 일조량이 우리에게 도움이 되고 있었다 바람이 불지 않는 방에서 거인은 짐을 싸는 것을 도와준다고 했다 거인은 느리게 나무 상자에 접시를 담았다 나는 거인의 엉덩이골을 바라보았는데 그곳에는 붉은 털이 촘촘하게 나 있었다 거인은 어디로 짐을 옮겨야 하는지 묻지 않았다 거인의 물로 거인의 수맥으로 짐을 옮기고 있었다 집 앞, 쌓여 가는 짐 앞에서 우리는 쉽게 무력해졌다 기압이 높은 날씨에는 거인의 활동이 느려진다고 한다 입에 파이프 물고 거인은 돌계단에 앉아 있었다 방은 더 이상 나의 방이 아니다 내일은 오늘보다도 더 맑을 것이라고 했다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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