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lector
말이 필요없는 풍경... 병풍처럼 솟아오른 무등산 주상절리 | Collector
말이 필요없는 풍경... 병풍처럼 솟아오른 무등산 주상절리
오마이뉴스

말이 필요없는 풍경... 병풍처럼 솟아오른 무등산 주상절리

해발 919m에 자리한 장불재는 광주와 화순 이서면을 잇던 옛 고갯길이다. 예부터 화순 이서·동복 사람들은 광주로 가기 위해 반드시 이 고개를 넘어야 했다. 지금은 규봉암과 입석대, 서석대를 연결하는 무등산 대표 탐방로의 중심 구간으로 자리하고 있다. 장불재 남동쪽으로 길게 뻗은 초원 능선은 '백마능선'이라 불린다. 가을이면 억새가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이 백마의 갈기를 닮아 붙은 이름이다. 해발 800~900m 높이에서 약 2.5㎞ 이어지는 이 능선은 시야가 탁 트여 있어 무등산에서도 손꼽히는 조망 코스로 꼽힌다. 장불재는 내게 단순한 산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어린 시절에는 소풍길이었고, 젊은 날에는 친구들과 함께 걷던 추억의 능선이었다. 억새밭 사이를 스치던 바람과 겨울 눈보라까지, 계절마다 다른 풍경이 기억 속에 남아 있다. 지금도 이곳에 서면 마음이 한결 넓어진다. 무등산은 늘 말없이 사람을 품어주는 산처럼 느껴진다. 열린 길을 따라 백마능선으로 5월 23일 오후 2시, 장불재에서 다시 길을 나섰다. 오전 탐방이 규봉암과 너덜겅, 주상절리의 웅장함 속으로 들어가는 길이었다면, 이번 여정은 탁 트인 능선을 따라 걷는 시간이다. 억새밭을 지나 백마능선으로 접어들자 하늘 아래로 부드러운 산줄기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능선 위로는 낙타 등을 닮은 봉우리가 완만하게 이어진다. 길은 안양산과 편백숲 방향으로 부드럽게 흘러간다. 암릉과 주상절리가 중심이던 오전 풍경과 달리, 이곳에서는 넉넉하고 완만한 무등산의 또 다른 얼굴을 만난다. 낙타봉(해발 930m)에 오르면 시야가 한꺼번에 열린다. 장불재와 서석대, 천왕봉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천왕봉 아래 지공너덜은 초록 산빛 사이에서 하트 모양의 모습을 드러낸다. 발아래로는 실루엣처럼 겹겹이 이어진 산능선과 넓은 화순 들판이 펼쳐진다. 바위 위에 앉은 까마귀 한 마리가 눈길을 붙든다. 무등산 절경에 취한 듯, 미동도 없이 산을 바라보고 있다. 어린 시절 고향 숲과 들판에 까맣게 내려앉곤 하던 까마귀는 어느새 보기 힘든 풍경이 됐다. 이곳 무등산에서 다시 만나니 왠지 반갑고 정겹다. 전체 내용보기

Go to News 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