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4월 중순 무렵, 도서관 동료에게 서울 영등포구에 '여의도 브라이튼 도서관'이 개관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반가운 소식이었지만 빨리 가야겠다는 마음은 들지 않았다. 도시적이고 이국적인 이름이 나와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촌스러운 내 이름 탓인지, 그런 이름 앞에서는 왠지 움츠러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또 다른 지인에게서 '여의도 브라이튼 도서관'에 관한 이야기를 다시 들었다. 매달 '국립수목원'을 갈 만큼 자연을 좋아하는 분이었다. 그런 분이 좋다고 하는 도서관이라면, 왠지 나도 좋아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빌딩 숲 한복판에 숨겨진 숲이라도 있는 건 아닌지 궁금했다. 지난 5월 20일, 모처럼 세찬 봄비가 쏟아지던 날이었다. 가고 싶은 마음도 빗줄기처럼 굵어졌다. 튼튼한 긴 우산을 쓰고 '여의도 브라이튼 도서관'으로 향했다. 우산 때문에 시야가 좁아진 탓일까. 고층 주상복합 아파트들은 보이는데 도서관 입구는 좀처럼 찾기 어려웠다. 계단을 따라 지하로 내려가니, '여의도 브라이튼 도서관 & 영어 키즈카페'라는 현판이 보였다. 도서관이 아니라 쇼핑센터로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처음 가졌던 선입견이 생각났다. 낯설고 편안하지 않았다. 그런데 도서관 입구를 지나 데스크를 지나 안쪽 풍경을 바라보는 순간, 알 것 같았다. '아, 지금까지 내가 알던 도서관과는 전혀 다른 공간이구나.' 그 순간 나에게는 초능력이 필요했다. 지금까지 경험했던 도서관의 감각을 깨끗이 지워버리는 능력 말이다. 엄숙하고 정형화된 공공 도서관의 오랜 관성을 비워내야만 이 새로운 세계를 온전히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글쓰기 취향 테스트도 가능한 공간 자료실을 향해 직진 하려던 나를 처음 멈추게 한 건 'a Day, a Story : 평범한 하루가, 이야기가 되는 순간'이라는 문구였다. 데스크 위에는 자신의 글쓰기 취향을 알아보는 테스트 종이가 놓여 있었다. 성격유형검사(MBTI) 문항에 답하듯 가벼운 마음으로 체크하기 시작했는데, 질문들이 예상보다 깊었다. '당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하루의 가치는 어디서 비롯되나요?' 이후 제시된 세 가지 선택지를 읽는 순간, 모두 체크하고 싶어졌다. 정답이 없다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일인지 새삼 느꼈다. '두근 두근 두근...'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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