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2010년 6월 2일을 기억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날 투표율은 54.4%였다. 2002년 이후 8년 만의 최고 기록이었다. 트위터에는 투표 인증샷이 넘쳤고, 연예인들이 투표소 앞에서 셀카를 찍어 올렸다. 젊은 세대가 움직였다. 그리고 결과는 예상을 뒤집었다. 이명박 정부의 일방적 국정 운영에 지친 민심이 지방 권력을 야당에 넘겼고, 전국 곳곳에서 낯선 얼굴들이 당선됐다. 패기 있고 참신한 40대 단체장들이 대거 등장했고, 지방자치는 잠깐이나마 다시 살아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로부터 16년이 지났다. 이번 6·3 지방선거의 투표율은 그날을 훌쩍 넘었다. 최종 투표율 61%, 민주당이 광역단체장 16곳 중 12곳을 가져갔고, 민심의 방향은 다시 한 번 요동을 쳤다. 그런데 높은 투표율이 높은 설렘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투표소를 나서는 시민들의 표정이 2010년만큼 밝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이번 선거의 높은 투표율은 두 가지 힘이 함께 만들어낸 결과로 보인다. 지난 정권의 계엄이라는 전대미문의 사건이 누군가는 각성하게 했고, 누군가는 자신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투표장으로 달려나오게 했다. 그 두 힘이 항상 같은 방향을 향하지는 않았다. 출구조사에서 경합으로 분류됐던 대구에서 막판 보수가 결집하며 예측을 뒤집은 것이 그 단적인 예다. 전국 최고 수준의 오전 투표율을 기록했던 대구의 그 표들이 과연 계엄에 분노한 각성의 표였을까, 아니면 지역 기반의 이익을 지키려는 결집의 표였을까? 복잡한 세상에서 이익은 곧잘 가치로 포장된다. 이익을 포기하는 것은 대인배로 여겨질 수 있지만, 가치를 포기하는 것은 자기 자신을 잃는 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높은 투표율이 반드시 높은 시민 의식을 의미하지 않는 이유가 거기에 있고, 그것이 이번 선거 결과를 마냥 설렘으로만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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