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6월의 햇볕은 따갑다. 갈수록 봄은 짧아지고 여름은 일찍 다가온다. 벌써 봄은 끝나고 초여름 날씨이다. 점심을 먹고 사무실 근처에 있는 '구지공원'으로 갔다. 나무 숲 아래 그늘은 시원하다. 햇살만 피하면 더없이 좋은 날이다. 푸른 하늘과 그 아래 초록의 나무, 또 그 밑의 붉고 노란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여린 바람이 불어오고 그 속에 앉아 있으니 이보다 더 행복할 일이 어디 있을까. 공원 숲 사이 좁은 길은 바람의 길이다. 호흡의 길이다. 이 길을 통하여 도시와 그 속의 생명은 숨을 쉬고 삶을 유지한다. 작아도 넉넉한 공원 구지공원은 경기 부천시 송내역 인근에 있는 작은 공원이다. '구지'는 부천시 송내와 상동 부근의 옛날 지명이라고 한다. 송내역 주변지역은 '구지리'라고 불렸는데, 1973년에 부천이 시로 승격 하면서 행정구역 명칭이 '송내동'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공원의 면적은 작아도, 그 넉넉함과 품은 어느 큰 공원에 못지 않다. 오히려 작은 공원이 주는 느긋함과 조용함 그리고 여유는 비할 바가 아니다. 공원 안은 도심의 다른 작은 공원과 크게 다르지 않다. 천천히 조금만 걸어도 한 바퀴를 돌 수 있고, 군데군데 어린이를 위한 놀이시설과 쉴 수 있는 정자와 의자, 아담하게 꾸민 조경물들이 있다. 주민들의 쉼터가 되어주는 공원이다. 오히려 이 공원의 좋은 점은 공원 바깥에 있다. 도로와 공원 담장 사이에 큰 나무들이 담장을 따라 넓게 자리 잡고 있다. 나무 사이로 흙길 산책로가 만들어져 있다. 한적한 숲속을 걷는 듯하다. 여기서는 모든 것이 느리다. 뒷짐을 진 사람, 지팡이를 짚으며 천천히 걸음을 옮기시는 어르신, 커피를 마시며 걸어가는 사람... 이곳에서의 움직임과 속도는 느려진다. 옆 도로에서는 바삐 걸어가는 사람들이 보이지만 담장 하나 사이에 다른 세상이다. 시간은 모두에게 공평하다. 하지만 시간은 장소와 공간에 따라 상대적이다. 시간을 받아 들이는 것은 사람이다. 같은 시간이지만 공원 안은 밖과 다르게 정적과 느림으로 이어진다. 구지공원의 특별한 공간 공원 다른 편은 높은 나무들이 길 양쪽으로 도열한 가로수길이다. '숲속 만화로 길'이다. 이 공원만의 특별한 점이 여기에 있다. 숲속 만화로는 구지공원에서 상동초등학교까지 1.2km 산책로에 195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사랑을 받았던 만화 주인공들의 조형물 22점이 설치되어 있다. 1950년대 김성환의 <고바우영감>과 1970년대 고우영의 <일지매>, 1980년대 이상무의 <독고탁>과 1990년대 원수연의 <풀하우스>, 2000년대 김동화의 <빨간자전거> 등의 작품 속 주인공들을 감상할 수 있다.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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