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
자립준비청년 A씨는 최근 전세자금 대출을 받으려고 은행을 찾았다가 잠시 멈칫했다. 가족관계등록부 후견인란에 적힌 ‘○○보육원장’이라는 문구 때문이었다. 시설을 나온 지 10년이 지났지만 공적 서류에 남은 ‘시설 출신’이라는 주홍 글씨는 금융거래를 할 때도, 전셋집을 구할 때도 늘 그를 따라다녔다. 정부가 보호대상아동의 가족관계등록부에 남아 있던 시설명 표기를 없애기로 했다. 신규 보호아동은 물론 이미 시설명 기록이 남아 있는 자립준비청년들에 대해서도 법 개정을 통해 사회적 낙인을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그동안 아동복지시설에 입소한 보호아동은 가족관계등록부 후견인란에 ‘○○보육원장 홍길동’이란 식으로 시설명과 시설장 이름이 함께 기재됐다. 이 때문에 가족관계 관련 서류를 제출할 때마다 시설 보호를 받았다는 사실이 원치 않게 노출됐다. 문제는 이런 기록이 성인이 되고서도 남는다는 점이다. 가족관계 관련 서류를 제출할 때마다 시설 입소 이력이 드러나 편견과 낙인을 초래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복지부는 가족관계등록 예규 해석을 변경해 올해 1월부터 신규 보호대상아동의 가족관계등록부에 시설명을 적지 않도록 했다. 이에 따라 후견인란에는 ‘○○보육원장 홍길동’ 대신 ‘홍길동’만 표기된다. 다만 이미 가족관계등록부가 작성된 보호아동과 자립준비청년은 이번 조치의 적용을 받지 못한다. 이미 가족관계등록부에 적힌 내용은 예규 해석 변경만으로는 수정하거나 비노출 처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복지부는 하반기 중 아동복지법 개정을 추진해 기존 기록에 남아 있는 시설명도 노출되지 않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다. 장영진 복지부 아동보호자립과장은 “새롭게 작성되는 가족관계등록부는 예규 해석 변경만으로 시설명 표기를 없앨 수 있었지만 이미 작성된 기록은 법적 근거 없이 수정이 어렵다”며 “기존 보호아동과 자립준비청년의 낙인 문제도 해소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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