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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신진우]B-2 폭격기와 낡은 수첩 | Collector
[특파원 칼럼/신진우]B-2 폭격기와 낡은 수첩
동아일보

[특파원 칼럼/신진우]B-2 폭격기와 낡은 수첩

“주권국가들로 구성된 국제사회에서 합의는 모든 당사자가 그것이 자신들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생각할 때만 유지될 수 있다.” 미국 현실주의 외교의 거장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은 저서 ‘격변의 시절(Years of Upheaval)’에서 외교의 본질을 이렇게 설명했다. 외교의 성패는 상대를 얼마나 빨리 굴복시키느냐가 아닌, 시간이 흘러도 유지 가능한 합의 구조를 얼마나 정교하게 설계하느냐에 달려 있단 의미다. 화려한 순간보다 중요한 건 그 이후다. 극적인 장면이 일회성 이벤트로 끝날지, 지속 가능한 질서로 이어질진 결국 관리와 조율의 능력이 결정한다고 키신저는 설명했다.화려한 등장, 출구 없는 공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외교는 그런 점에서 키신저의 외교 문법과는 다른 궤적을 그려왔다. 그는 합의가 오래 지속될 구조를 만드는 것보다 초반에 상대를 움직이고 판세를 뒤집는 데 초점을 맞춘다. 국제 현안을 다룰 때마다 그의 등장은 늘 화려했다.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힌 문제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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