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너무 신기해. 양파 알이 어떻게 이렇게 굵고 동그랗게 자랄 수 있지." "그야, 유전자가 그래서 그렇지." 현실적인 남편은 거기서 유전자 이야기를 꺼낸다. 늘 있는 일이니 김새지만, 괜찮다. 아무튼 나는 너무 신기하다. 아삭아삭 달콤 양파 볶음 지난해 11월 초 읍내 종묘상에서 양파 모종을 100개 가량 사서 느루뜰에 옮겨 심었다. 양파 모종은 실가닥처럼 가늘고 여렸다. 지난 겨울은 한파가 극심했다. 나는 과연 이 아이들이 살아남을지 의심스러웠다. 계속되는 한파에도 그 여린 것이 몸을 한껏 낮추고 웅크리며 악착 같이 이겨냈다. 지난 2월 무렵, 기온이 차츰 오르기 시작한 이후 조금씩 키와 몸집을 키우기 시작했다. 봄비가 내린 뒤 봄이 완연해지면서 눈에 띄게 씩씩하고 튼튼하게 자라 나의 자부심이 되었다. 양파가 이렇게 잘 자란 데는 남편의 보살핌이 큰 역할을 했다. 남편은 양파 모종을 옮겨 심을 밭 두둑을 만들고 보온을 위해 검정 비닐을 씌운 뒤 수작업으로 모종 심을 비닐 구멍을 뚫었다. 가느다란 모종을 한 가닥 한 가닥 정성껏 옮겨 심었다. 흙 마름 상태를 살피며 물 주는 일에도 정성을 쏟았다. 심한 바람에 비닐이 벗겨지거나 양파 모종이 비닐 구멍 속으로 들어가면 일일이 손으로 끄집어 내어 제 자리를 찾아 주었다. 내가 이토록 탐스러운 양파를 보며 기뻐할 수 있는 건 남편의 세심한 보살핌, 여린 양파의 강인함, 그리고 자연과 시간의 힘이다. 첫 양파 농사가 완벽한 풍년이다. 알갱이가 남자 어른 주먹 만하다. 농막 이웃 양 박사님께 몇 개 갖다 드렸더니 "이렇게 굵은 양파는 처음 봐요" 하며 신기해 했다. 다음날 아침에는 "어제 저녁은 양파 하나 먹으니 배가 부르던데요" 했다. 아무튼 모종을 심은 후 6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이렇게 동글 통통 영양 듬뿍 자연산 양파가 탄생했다. 어찌 기쁘지 않겠는가. 양파를 수확한 김에 점심 반찬으로 초간단 초간편 양파 볶음을 해보기로 했다. 밭에서 바로 캔 양파를 다듬고 깨끗이 씻었다. 수분 함량이 많은 햇양파는 탱글탱글했다. 적당한 크기로 채썰기 하니 칼 끝으로 아삭거리는 싱싱함이 그대로 전해졌다. 프라이팬에 올리브오일을 두르고 잘게 썬 양파와 지난번 어머니께서 가져다 주신 새우알과 조개알을 고명으로 넣었다. 약간의 소금간을 한 후 익을 때까지 기다리면 끝이다. 소금간만 했는데도 햇양파 볶음은 정말 부드럽고 달콤했다. 양파의 아삭아삭한 식감과 건강함이 입안 맛세포에 그대로 전해지는 것 같은. 밥도둑이 따로 없다. 나는 개인적으로 요리 시간이 짧을수록, 양념을 적게 할수록 '좋은 요리'라 여긴다. 재료 본연의 맛이 살아있는 요리가 좋다. 요리 시간이 짧아 수고도 마음에 부담도 적은 요리를 선호한다. 이토록 맛있고 탐스러운 양파를 오랫동안 맛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저장이 중요하다. 햇양파는 수분이 많아 자칫 잘못 보관하면 곰팡이가 생기고 썩기도 한다. 햇양파 보관 방법을 찾아 보았다. 오래 보관하기 위해서는 먼저 수확한 양파를 반나절 정도 말린다. 키친 타월이나 신문지를 이용하여 한 알 한 알 감싼다.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실 야채 박스에 보관하면 된다고 했다. 나는 신문지로 한 알 한 알 감싼 양파를 김치 냉장고 '야채 보관' 메뉴에 맞추어 저장하였다. 가까운 시일 안에 먹을 것은 그물망에 넣어 바람이 잘 통하는 서늘한 곳에 두었다.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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