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어린아이가 있는 집은 주말이면 늘 어디로 외출하느냐가 고민이다. 고민이 별로 안 되는 가정도 있겠지만, 우리 집은 그렇다. 인근 도서관, 미술관, 박물관, 공원을 돌다 보면 레퍼토리가 바닥나기 일쑤다. 그럴 땐 조금 더 떨어진 곳으로 눈을 돌린다. 대구 수성구와 가까운 경북 청도군은 최근 몇 년 사이 펜션이나 풀빌라, 대형 베이커리 등이 부쩍 많이 생겼다. 하지만 그런 곳은 또 사람이 몰리기 마련이라 조금 더 한가한 곳이 없나 찾아보게 된다. 아내의 제안으로 가본 곳이 바로 청도의 한 폐교였다. 수성구에서 청도군 매전면까지는 차로 1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고속도로가 아닌 국도를 타고 청도군 경계를 넘어서는 순간부터 풍경이 달라진다. 온통 초록으로 덮인 들판, 논과 밭에 가득한 농작물, 맑은 하늘. 5월 말에서 6월 초 사이의 햇살은 따사롭지만 아직 한여름의 무더위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늘에 들어서면 덥지 않다고 느낄 만큼 습도도 낮았다. 운전대를 잡은 채로도 기분이 절로 좋아지는 길이었다. 목적지는 경상북도 청도군 매전면 청려로 3017, 공식 명칭은 '청도군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다. 마을 아이들이 다니던 관하초등학교가 폐교된 뒤, 건물은 어린이 단체급식시설을 지원하는 센터로 탈바꿈했고, 옛 운동장은 대형 야외 놀이터로 새 단장했다. 이곳을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그라운드 청도'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운영하는 제도로, 영양사를 별도로 고용하기 어려운 소규모 어린이집·유치원 등의 단체급식소를 대상으로 위생·영양 관리를 지원한다. 전문 영양사가 급식소를 직접 방문해 식단을 제공하고, 위생 점검과 조리법 지도, 교육 프로그램 운영까지 맡는다. 쉽게 말하면, 작은 어린이집도 체계적인 급식 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뒤받침하는 기관이다. 청도군에서는 이 역할을 구 관하초등학교 건물이 맡고 있다. 폐교를 그냥 방치하는 대신 지역사회에 필요한 기능으로 되살린 것이다.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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