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우리 집은 새가 자주 날아온다. 베란다 창가에 수시로 날아와 앉기도 하고, 아침마다 새소리가 들리니, 숲 속에 사는 것처럼 참 낭만적이다. 기분 좋은 소리에 일어나며 시도 지어본다. 나에게 안부를 물어 주는 듯한 노랫소리에 '창가에 걸린 안부'라는 시도 지었다. 어느 날은 실외기에 앉아 있던 새가 부리로 에어컨 배관 마감 테이프를 뜯기 시작한다. '집을 지으려고 하나? 저걸 쫓아내야 하나? 그래 아침마다 예쁜 새소리를 들려주는 값으로 좀 뜯어가라.' 하고 그냥 바라보았다. 검지손가락 크기만큼 뜯어 날아가려다가 테이프를 뱉어낸다. 그러더니 다시 뜯기 시작한다. 이번에는 손바닥 크기만큼이다. 여러 번 왔다 갔다 하기 싫었나 보다. 욕심쟁이랄까, 머리가 비상하달까? 그래, 한번 하면 확실하게 해야지. 잘했다. 그리고 기사님을 불러 배관 마감을 다시 했다. 새들 인테리어 비용으로 내 돈 몇만 원이 날아갔다. 그런 후에도 계속 찾아왔지만 집을 다 지은 건지 사정은 알 수 없으나, 다행히 새로 감은 건 뜯어가지 않고 부지런히 왔다 갔다만 한다. 그러다 우연히 실외기 뒤쪽을 보았는데, 정말 기절할 만한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실외기 뒤쪽에 새들이 물어다 놓은 어마어마한 양의 나뭇가지가 쌓여 있었다. 대체 언제부터였을까? 내가 노래값으로 건축비용을 줬는데. 근데 또 무단으로 집을 짓고 있네. 그것도 실외기 뒤쪽과 벽사이에. 창문 아래 설치된 실외기에서 나뭇가지를 꺼내려니 도저히 집에 있는 집게로는 아랫부분까지 치울 수가 없다. 관리실에 전화해서 청소용 긴 집게를 빌렸다. 시설관리원에게 물었다.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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