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그거 아세요? 길을 걷다 보면 혼자 울고 다니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아요.” 199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후 30년을 ‘외계에서 온 지구인 행동 채집가’처럼 살아온 조경란 작가(57)의 말이다. 조 작가는 길을 걸을 때 이어폰을 끼지 않는다고 했다. 버스를 타거나 카페에 앉아 있을 때도 사람들의 대화에 자연스레 몸이 기울어진다. 황태포 꼬리가 삐죽 솟은 에코백을 메고 가는 청년을 보면 ‘한여름에 황태포로 무엇을 할까’ 궁금해하다가 ‘누군가의 제사를 준비하는 길이겠구나’ 짐작하게 된다. 이렇게 사람들의 대화와 몸짓, 표정을 붙잡아 상상한 그 사람의 사정은 소설의 씨앗이 된다.최근 아홉 번째 소설집 ‘반대편 사람 주의’(문학동네·사진)를 낸 조 작가를 18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만났다. 언젠가 조 작가가 동네 이탈리안 식당에 갔을 때 일이다. 그날따라 화장실 문에 붙은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반대편 사람 주의”. 문을 세게 열었다간 문 뒤에 있는 사람을 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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