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하게 폭행하고 사회적 불구로... 가해자의 이름 공개합니다
오마이뉴스

잔혹하게 폭행하고 사회적 불구로... 가해자의 이름 공개합니다

'S'의 이야기 그는 46년을 살았다. 태어나 자라고 학교 들어가고 직장을 잡고 결혼을 해서 가정을 꾸리고 다시 자녀를 낳아 그 아이들이 성인의 문턱에 와 있을 시간. 46년이면 '세월'이라는 말이 붙어도 좋을 만큼, 누구에게든 삶 전체가 완성되기에 부족하지 않은 시간이다. 하지만 그에게 지난 46년은 마치 존재할 가치가 없었던 것 마냥 삶 전체가 송두리째 부정 당하고 파괴되어 온 시간이었다. 그동안 그는 부당하게 덧씌워진 누명과 낙인 속에서 불명예를 안고 숨죽이며 살아왔다. 가장 가까운 이웃들이 제일 먼저 그를 멀리했고, 심지어 그를 향해 손가락질을 하는 사람도 많았다. 직장을 잃고 변변한 일자리도 구하지 못해 아이들을 제대로 먹이지도 가르치지도 못했고, 몸은 나이보다 더 늙고 병들었다. 어디 가서 높은 분들에게 좀 이야기를 하자고 해도 본체 만체, 아무리 하소연을 해도 들은 체 만 체다. 왜곡된 과거 때문에 어디 가서 당당히 말하기도 힘들었던 그의 이름을 그냥 S라고 하자. 'K'라는 두려운 이름 S는 누구 때문에 삶이 이렇게 꼬여버렸는지 알고 있었지만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었다. 그 이름을 말하는 것은 금기였기 때문이다. 스무 해가 지나서야 S는 처음으로 그 이야기를 꺼냈다. S를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데려가 잔혹하게 폭행하고 사회적 불구로 만들고 가정을 파탄 나게 만든 자들의 정체는 그로부터 거의 십 년이 지났을 때 처음으로 밝혀졌다. 입에 올리기가 두려운 그 단체의 이름은 일단 K라고 해두자. 밝혀진 데 따르면 K는 한 사람만 그렇게 한 것이 아니라 200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그 짓을 했다고 한다. 그 사이 수많은 피해자들이 고통 속에 병들고 죽어갔지만 K는 그들에게 배상은커녕 사과 한 마디조차 없었다. 이미 책임이 밝혀진 이상 뒤늦게라도 사과를 하는 게 좋지 않겠냐고 주변 사람들이 오래 전 권고를 했지만 K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최근에도 또 한 번 S에게 사과하고 필요한 구제 조치를 하라는 조언이 나왔지만, 당사자인 K는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다. K는 그 사이 힘을 잃은 적이 없었고 대를 이어 그 지위를 이어왔다.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S와 같은 피해자를 구제할 힘이 충분했음에도 K는 수수방관했다. 대표자가 바뀔 때마다 측근들에게 물어보면 '예전에 그런 일이 더러 있어서 S를 콕 집어서 특별히 언급하기도 그렇고 그런 것까지 세세하게 신경 쓸 겨를이 없다'는 답이 돌아오기 일쑤였다. 사람들이 저마다의 삶을 멋지게 완성하고 어엿한 가정을 이루고 함께 행복을 누리는 동안, S는 삶 전체를 부정 당하고 여전히 고통 속에 가족 전체의 삶이 위태로운 지경에 놓여 있었다. 그런데도 핵심 당사자인 K가 해야 할 일 중에 이보다 급한 일이 무엇인지 S는 궁금할 뿐이다. '지연된 정의'에 대한 심각한 오해 K가 다른 일로 바쁘다며 방관하는 동안, 수많은 S들의 삶이 속절 없이 무너져갔다. S와 같은 시기에 K에게 피해를 당했던 몇몇이 최근에 또다시 세상을 떠났다. 양심을 가진 지식인들이 나서 K에게 점잖은 어조로 이제 시대가 바뀌었으니 늦었지만 '지연된 정의'를 실현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한다. 여기서 문제 삼는 것은 '지연된'이라는 말에 담긴 시기일 뿐 '정의' 자체는 문제가 없다고 본다. 하지만 여기에는 심각한 착각이 있다. '지연된 정의'가 말 그대로 그저 '뒤늦게 작동하는 정의'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명백한 오해다. 지연된 정의는 훼손된 정의다. 정의는 힘이 세지만, 지연된 정의는 위력이 약하다. 정의는 제때에 작동할 때 효력이 크고 영향력도 크지만, 뒤늦게 작동할 때는 그 효력과 힘에 훼손이 생긴다는 사실을 우리는 잊고 있다.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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