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분홍색 좌석을 째려보던 내 눈빛이 변했다
오마이뉴스

지하철 분홍색 좌석을 째려보던 내 눈빛이 변했다

지난 1월 초순(임신 5주차) 처음 임신을 알게 된 날, 보건소에서 받은 임산부 배지는 낯선 세상을 통과하는 통행증이었다. 그날 이후 지하철을 타면 나의 시선은 자연스레 객실 양 끝단, 임산부 배려석으로 향했다. 불과 몇 달 전까지 그곳은 일상을 스치는 풍경에 지나지 않았다. 이어폰으로 소음을 차단하고 목적지까지 무탈히 가기만을 바랐던 내게, 그 좌석은 특별할 것 없는 무채색 공간이었다. 하지만 배지를 달고 보니 그곳의 사정이 비로소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옹졸한 감시자가 된 나 관심은 피로를 동반했다. '나는 언제 저 자리에 앉아도 되는 걸까.' 아직 눈에 띄지 않는 배를 의식하며 괜히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나보다 더 힘든 임산부의 자리를 빼앗는 것은 아닐까 싶어 배지를 만지작거리며 타인의 시선을 살폈다. 만석인 지하철을 탄 어느 날이었다. 나는 임산부석에 앉은 사람을 보며 그곳에 앉을 자격이 있는지를 가늠하고 있었다. 내가 배지로 정당함을 얻기 바란 것처럼, 남에게도 같은 기준을 들이대고 있었던 것이다.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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