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다른 것과 구별 짓고, 존재를 인식하는 수단이 바로 이름이다. 그래서 시인 김춘수는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라고 노래하지 않았던가. 학급이나 직장에 동명이인이 있을 때 구별 짓기의 혼선으로 크고 작은 에피소드가 생기는 걸 우리는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이름에 의한 혼선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곳이 물고기 분야다. 지역마다 부르는 명칭이 너무 많아서 어민은 물론이고 어류 전문가조차 헷갈리기 일쑤다. 서로 다른 물고기임에도 같은 이름을 사용해 헷갈리는 경우도 흔하다. 밴댕이, 다금바리, 용가자미, 객주리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강화 바다에서 잡히는 밴댕이는 강화도 방언으로 멸칫과에 속하는 ‘반지’를 지칭한다. 표준명 밴댕이는 따로 있다. 남해안 일대에서 잡히는 ‘디포리’라 불리는 어종이 밴댕이다. 다금바리도 마찬가지다. 제주도에서 다금바리라고 부르는 물고기의 표준명은 ‘자바리’다. 남해안 어민들이 농어처럼 생겼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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