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 전 나치 면담 기록, 지금 우리에게 묻고 있다
오마이뉴스

80년 전 나치 면담 기록, 지금 우리에게 묻고 있다

"우리가 이 잔혹한 자들에 대해 알고 있다고 믿어온 모든 것을 나는 의심하게 됐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직후, 나치 독일의 2인자 헤르만 괴링을 호송하던 미 육군 항공대 보 포스터 대위가 남긴 회고다. 그는 비좁은 파이퍼 L-5 비행기에서 괴링과 55분간 독대하며 중요한 사실을 직감했다. 바로 인류 최악의 악으로 규정된 이들이 자신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인간'이라는 점이었다. 이는 수백만을 학살한 주범들의 뇌 구조가 일반 시민과 유사하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사람들 사이에서 악인을 찾아내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80년이 지난 현재, 이 섬뜩한 결론은 전 세계를 뒤흔드는 전쟁의 현장 위로 그대로 겹쳐진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가자지구에서 수많은 민간인을 살상한 전쟁을 500일 넘도록 이어가는 중이다. 이 둘을 지지하는 국민은 자국 내에서도 다수를 이룬다. 네타냐후 총리는 전쟁을 통해 선거를 미루고 있고, 시오니즘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의 강력한 결집 속에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의 이란 공격으로 유가가 오르는 지금도 미국 시민의 40% 정도 되는 사람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한다. 많은 세계 시민들은 트럼프와 네타냐후를 악이라고 생각한다. 전쟁과 학살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다치고 죽어가기 때문이다. 여기서 궁금증이 생긴다. 왜 일부 사람들은 어째서 죽음을, 악(惡)을 지지할까? 이들도 정말 악한 걸까? <뉘른베르크, 나치와 정신과 의사>는 이와 같은 의문에 경고 어린 답을 던진다. 더글라스 켈리 박사는 자신이 맡았던 나치 고위층 포로들을 약 1년에 걸쳐 심층 면담했다. 그중에서도 특히, 나치 제국 2인자 헤르만 괴링의 정신을 집중해서 추적했다. 기록은 상세하다. 괴링이 중독됐던 파라코딘 알약의 개수, 켈리와 함께 진행했던 로르샤흐 검사(잉크 반점 검사)의 순간, 그의 가족에게 쓴 편지의 문체까지 세세하게 보여준다. 그 안에서 괴링은 광기에 사로잡힌 인물이 아니었다. 오히려 켈리 박사마저 매료시킬 정도로 인간적인 매력을 갖춘 자였다. 게다가 나치들은, 그 가운데 가장 엘리트이면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자들조차도, 괴물도 아니고 악행을 저지르는 기계도 아니었으며 영혼과 감정이 없는 로봇도 아니었다. 가족을 걱정하는 괴링, 시를 사랑한 시라흐, 압박 속에서 두려움을 드러낸 칼텐브루너의 모습은 켈리의 마음을 움직였고, 그가 다루었던 옛 수감자들 또한 다른 사람들과 다름없는 감정과 반응을 지녔다는 점을 납득시키기에 충분했다.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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