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엄마됨, 보람만으론 덮을 수 없는 억울함에 대하여
동아일보

[책의 향기]엄마됨, 보람만으론 덮을 수 없는 억울함에 대하여

일본인 여성 무라타 사야 씨는 28세이던 2013년 첫째 아들을 낳았다. 곧바로 24시간 ‘독박 육아’가 시작됐다. 그해 일본에서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2%에 불과했다. 남편은 금세 육아에서 발을 뺐다. 아들이 다섯 살 무렵, 몇 시간씩 울음을 그치지 않고 주먹을 휘두르는 행동이 석 달 동안 계속됐다. 어린이집에서 “아이가 떼를 쓸 때는 끝날 때까지 기다리라”는 조언을 들었지만, 혼자서 감당하는 시간은 길었다. 정신이 무너질 것 같은 순간도 찾아왔다. 죽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다. 가장 견디기 힘든 건 ‘혼자’라는 느낌이었다. 누군가가 필요했던 그녀는 아이가 떼를 쓰기 시작하면 마음건강 상담창구에 전화를 걸었다. “혼자라고 생각하면 너무 괴로워서요. 통화 연결 상태로 둬도 되나요?” 아이가 울음을 그칠 때까지 함께 있어 달라고 부탁했다. 상담사들은 아무 말 없이 기다려줬다. 고독을 견디기 위해 찾아낸 최소한의 방법이었다. 그녀는 그렇게 최악의 시기를 가까스로 버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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