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판다 바오패밀리의 ‘할부지’로 잘 알려진 강철원 사육사가 이번엔 흙을 만진다. 동물을 돌보던 그 손으로 씨앗을 심고 작물을 가꾸며 계절을 맞이하는 일을 다룬 이 에세이는, 동물원 바깥에서 만나는 저자의 또 다른 얼굴이다. 저자는 산 아래 외진 터에 마음을 빼앗겨 덜컥 계약을 했다고 한다. 새벽 시간도, 쉬는 날도 가리지 않고 텃밭으로 향하는 저자의 진심이, 소박하지만 단단하게 담겼다. 완두콩 씨앗을 전부 심어 버리고 나서야 ‘적당히’의 의미를 몸으로 깨닫는 모습, 고라니 똥을 보고 반가워하는 모습에서는 피식 웃음이 나온다. 반면 옥수수를 수확하며 돌아가신 어머니와 곁을 떠난 푸바오를 동시에 그리워하는 대목에선 마음이 먹먹해진다. 이 책의 힘은 거창한 철학이 아니라 이런 솔직한 감정들의 결에서 나온다. 씨앗이 싹을 틔우지 않는 날도, 예상치 못한 수확이 찾아오는 순간도 찾아오는 법이다.“내가 키우는 텃밭 식물들이 오히려 나를 키우는 느낌이다”라는 저자의 말처럼, 텃밭은 일방적인
Go to News 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