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흥행에 성공한 이후 강원 영월군의 단종 무덤(장릉)과 유배지(청령포)가 관광 명소로 부상했다. 영월군에 따르면 장릉과 청령포의 누적 관람객 수가 5월 16일 기준 52만 명을 돌파했다. 벌써 지난해 연간 관람객(26만3327명)의 2배에 이른 것이다. 단종(1441~1457)의 삶은 그 자체로 사람들의 주목을 끌 만하다. 할아버지 세종과 아버지 문종의 기대 속에 역대 어느 왕보다 단단한 정통성을 갖고 왕위에 올랐지만 삼촌 수양대군(세조) 일파의 쿠데타로 하루아침에 권좌에서 쫓겨나 유배지에서 죽임을 당한 비운의 인물이니 말이다. 단종의 죽음은 왕실만의 비극도 아니었다. 의리와 충절을 핵심 가치로 여기는 선비 정신에 대한 도전이고, 유학을 국시로 삼은 조선의 정신을 훼손한 사건이기도 했다. 독립운동가이자 사회운동가인 고(故) 함석헌 선생(1901~1989)은 저서 ‘씨알의 소리’에서 세조의 불법적이고 부도덕한 권력 찬탈에 저항하다가 목숨을 잃은 사육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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