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안동 반, 예천 반, 반반인 도시 지난 6월 3일 치러진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북도청신도시에도 포스터가 가득했다. 동네를 다니다 보면 익숙한 인물들이 커다랗게 다가오는데 발길을 옮기다 보면 어느 순간 한 번도 본 적 없는 인물들이 나타났다. 경북도청신도시의 특성 때문이다. 경북도청신도시는 도시 절반은 예천, 또 절반은 안동이다. 경북도청신도시는 같은 생활권이지만 행정구역상 예천군과 안동시로 나눠진다. 한쪽에선 예천군의원, 한쪽에선 안동시의원을 뽑는다. 내가 사는 곳은 예천권역이다. 자전거를 타고 10분쯤 가면 안동권역이다. 한묶음으로 붙어 있는 도시에서 각기 다른 지방의원을 뽑는다. 흰자는 하나이지만 노른자는 두 개인 계란과 같은 모양새다. 처음에 사람들이 어디 사느냐고 물으면 '경북도청신도시'라 말했다. 대부분 알아듣지 못한다. 우리나라에서 그런 지명은 없기 때문이다. 재차 '그래서 어디냐'고 묻는다. 예천이라 말한다. 생소한 지명이다. "거기가 어딘데"라 다시 질문이 돌아온다. '안동 옆'이라 말하면 "아, 안동이구나" 하면서 끝이 난다. 우리는 경북도청신도시에 살지만 행정구역상 절반은 안동시민이고, 절반은 예천군민이다. 그리고 경북도청신도시 주민이다. 이 곳을 모르는 외지인들은 자기들 이해하기 편한 대로 안동이라고 이해하거나 "안동 옆 뭐더라" 정도로 기억한다. 우리끼리는 보통 '도청 사람'이라고 한다. 명칭이야 그렇다 치지만 정작 행정 측면으로 들어가면 골치 아픈 일들이 생긴다. 당장 쓰레기 봉투 문제다. 주소지에 따라서 누군가는 '예천군' 쓰레기봉투를, 또 누군가는 '안동시' 쓰레기봉투를 사야 한다. 겨우 길 하나 사이다. 경계에 사는 사람은 더욱 난감하다. 동네 주민 O씨(교사, 44)는 매달 초가 되면 지역상품권 구매로 신경을 곤두세운다. 본인이 사는 아파트는 예천과 안동 경계다. 필요한 물건에 따라 어떤 것은 예천 지역 상점에서, 어떤 것은 안동 지역 상점에서 사야 한다. 항상 지역상품권을 예천과 안동 2곳 다 사야 한다. 2중 지출이 발생한다. 더불어 지역상품권은 워낙 인기가 많아 판매 시작하자마자 장 마감이다. 이른바 '오픈 런'이다. 동시에 2군데 상품권을 다 사야 하는데 그게 마음 같지 않다. 결국 한 군데만 사고, 다른 지역은 못 사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정부 지원금도 동네에서 차등 지원 정부 지원금 문제 또한 종종 신도시 주민을 둘로 가른다. 얼마 전 고유가 피해지원금이 나왔다. 예천권역 주민보다 안동권역 주민이 더 많이 받았다. 안동은 인구소멸지역이기 때문이다. 예천 또한 인구소멸지역이지만 경북도청신도시가 물타기(?)를 하는 바람에 인구 증가지역으로 분류됐다. 경북도청신도시 인구는 2만3165명(2026.3)으로 예천군(인구 5만3670명, 2026.3)에 대해선 물타기가 가능하다. 하지만 안동시(인구 15만2097명, 2026.3)에 대해선 물타기가 불가능하다. 똑같은 동네에서 똑같이 아이를 키우고 생활하는데, 정부 지원금이 다르니 예천권역 주민들은 박탈감을 느낀다. 지난해 3월 의성-안동 산불이 일어났을 때 경북도청신도시 주민들은 모두 피해자였다. 매캐한 연기를 모두 맡아야 했고, 밤하늘이 까맣게 덮인 걸 보며 공포에 떨었다. 그런데 산불 재난 지원금은 안동권역 주민들만 받았다. 예천권역 주민들은 상대적 소외감을 느꼈다.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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