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lector
Giriş Yap
급체로 속 울렁거리고 머리 아플 때, 날 살린 '이 국' 한 그릇 | Collector
급체로 속 울렁거리고 머리 아플 때, 날 살린 '이 국' 한 그릇

급체로 속 울렁거리고 머리 아플 때, 날 살린 '이 국' 한 그릇

별일 없이 먹은 점심이 문제였을까. 갑자기 속이 울렁거리고 심한 두통이 찾아왔다. 도저히 버틸 수가 없어 누웠다. 어린 손자 둘에 팔을 다친 사위까지 있어 마냥 누워 있을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몸이 자꾸만 땅속으로 가라앉아 일어날 수가 없었다. 무슨 일인가 싶어 속수무책으로 앓고 있다가 문득 예전의 기억이 스쳤다. '아, 급체구나.' 나는 어려서부터 예민하여 잘 체하는 편이었다. 긴장을 하거나 마음이 조급할 때는 특히 더 조심해야 했다. 어릴 적에도 자주 체해서, 어머니는 동네에서 일 년 신수를 봐주고 집안 대소사를 점쳐주던 '점바치(점술가)'를 불러 객귀를 물리치는 '객고'를 여러 번 해주시기도 했다. 결혼 초기에는 시댁에만 가면 급체를 하곤 했다. 그럴 때면 열 손가락을 다 따고, 소화제며 두통약을 먹은 뒤 다 토해내고서야 간신히 속을 가라앉혔다. 그 시절 시어머니는 참 아프지 않게 손가락을 잘 따셨다. 바늘 끝만 살짝 대도 검붉은 피가 쏙 솟아났다. 신기하게도 아프지 않아서 시어머니가 열 손가락을 다 딸 때까지 눈살 한 번 찌푸리지 않았다. 한번 급체가 오면 이삼일은 두통으로 죽을 고생을 해야 했기에 늘 음식을 조심했다. 하지만 심할 때는 물만 마셔도 체했다. 한 달에 몇 번씩 그런 일이 반복될 때면, 정말이지 머리를 떼어내고 싶을 지경이었다. 자주 가던 내과 원장님은 거의 내 주치의나 다름없었는데, 만날 때마다 늘 이렇게 말씀하셨다. "마음을 편히 가지세요. 약을 먹는 건 임시방편일 뿐입니다. 주변 환경을 바꾸지 않으면 또 아플 거예요. 세상을 편안하게 바라보고 마음을 내려놓으세요." 아이 둘을 키우며 365일 쉬지 않고 출근하듯 생활하던 시절이었다. 늘 과로 상태였고 쉰 목소리로 수업을 했다. 그 시절 나를 만난 동료들은 내 원래 목소리가 허스키인 줄 알았을 정도다. 지나고 보니 그때 너무 과로하고 늘 긴장한 채 살았던 것이 신경성 질환을 불러온 요인이 아니었나 싶다. 몸이 조금 편해지고 나서부터는 거짓말처럼 편두통이 잦아들었고, 늘 달고 살던 약도 끊고 편안하게 지내왔기 때문이다. 한동안 체한 적이 없었기에 늘 챙기던 상비약도 두고 온 터였다. 급한 대로 집에 있는 소화제를 찾아 먹었지만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음식을 생각하기만 해도 속이 울렁거렸다. 다시 두통약을 털어 넣고 누워 있다 보니, 예전에 친정어머니가 하시던 말씀이 번뜩 떠올랐다. "체했을 때는 된장국을 슴슴하게 끓여 먹으면 속이 풀린다."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않았는데도 배고픈 줄을 몰랐다. 오히려 음식 냄새만 맡아도 구역질이 날 것 같았다. 하지만 얼른 털고 일어나야겠다는 생각에 몸을 일으켜 주방으로 향했다. 마침 어린이집에서 하원한 큰손주가 고사리 같은 손으로 상추 두 봉지를 내밀었다. 어린이집 텃밭에서 가져온 모양이었다. 전체 내용보기

Go to News 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