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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 누비는 로봇 청소기의 실체, 당신은 괜찮으신가요? | Collector
거실 누비는 로봇 청소기의 실체, 당신은 괜찮으신가요?

거실 누비는 로봇 청소기의 실체, 당신은 괜찮으신가요?

아침 9시, '청소를 시작하겠습니다'라는 청량한 안내음과 함께 동그란 로봇청소기가 '위이잉' 거실을 누빈다. 먼지를 흡입하고 물걸레질을 마친 뒤, 스스로 걸레를 빨고 오수를 분리해 보관하는 일련의 과정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하지만 쏟아지는 신기술에 익숙해진 우리에게 이 정도 놀라움은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여기서 한 가지 기억해야 할 이름이 있다. 바로 로봇청소기 '룸바'를 세상에 내놓았던 미국 기업 아이로봇(iRobot)이다. 1990년 매사추세츠공대(MIT) 인공지능연구소 출신들이 세운 이 회사는 한때 세계적인 인기를 누렸고, 아마존이 인수의사를 밝혔으나, 진행되지 못하면서 2025년 12월 파산을 신청했다. 그리고 자사의 위탁제조사였던 중국 선전의 피세아 로보틱스(Picea Robotics)가 회사를 통째로 인수했다. 자율 청소 가능한 로봇청소기 과거 아이로봇이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절, 세계를 놀라게 한 것은 단순한 먼지 통 비우기 기술이 아니었다. 2018년 출시된 '룸바 i7+'는 고도화된 카메라로 집안 평면도를 스스로 그리며 '거실만 청소해', '주방은 빼줘' 같은 음성 명령을 알아듣는, 방 단위 자율 청소를 가능하게 한 가전이었다. 이렇게 똑똑한 청소기를 만든 아이로봇은, 사실 룸바를 처음 개발하던 시기에 군용 로봇도 함께 개발했다. 그 군용 로봇의 본명은 팩봇이다. 팩봇은 이라크 전쟁과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배치되었고, 9·11 테러 직후 그라운드 제로의 잔해를 수색했으며,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현장에 진입한 기계로 알려져 있다. 그 팩봇 중, 이라크 전에 투입되었던 팩봇이 임무 중 폭발로 부서지자, 미군 병사들은 전사한 동료를 수습해 오듯 그를 데리고 왔다. 그리고 '스쿠비 두(Scooby Doo)'라는 애칭을 붙였다. 2002년 가을, 팩봇의 야전 배치와 거의 동시에 199달러짜리 가전제품으로 출시된 룸바는 팩봇의 자율 항법 및 장애물 회피 알고리즘을 그대로 공유했다. 우리 집 카펫 자락을 영리하게 피해 가는 거실의 작은 원반은, 사실 어두운 동굴과 전쟁터의 잔해 더미를 기어가던 군사 로봇의 '뇌'를 일부 물려받은 셈이다. 아이로봇은 이미 2016년에 방산 사업부를 분사해 매각한 상태였고, 팩봇은 여러 손을 거쳐 현재 미국 방산·이미징 기업 테레다인 플리어(Teledyne FLIR)의 소유다. 흔히들 '이중용도(dual-use) 기술(민간 목적과 군사 목적 양쪽에 모두 쓸 수 있는 기술)'이라 부르는 사례들, 민간 기술과 군사 기술의 경계는 매우 희미하다. 미국의 이야기로 시작했지만, 이 이야기는 사실 한국 사회와도 관련이 있다. 2020년 12월, 현대차그룹은 소프트뱅크로부터 로봇 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한다고 발표했고, 이듬해 여름 거래를 마무리했기 때문이다. 당시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4족 보행 로봇 '스팟(Spot)'을 시장에 막 선보인 참이었다. 이때 스팟의 이용약관(Terms and Conditions of Sale)에 쓰인 문구가 눈에 띄었다. '본 로봇을 무기로 사용하거나, 사람 및 동물을 위협하고 해치는 데 사용할 수 없다.' (to harm or intimidate any person or animal, as a weapon or to enable any weapon) 이후 이 약관이 위반되었다는 문제 제기가 있었다. 현대차의 인수 절차가 한창 진행 중이던 2021년 3월, 프랑스 육군사관학교의 전투 훈련 현장 속 정찰조에서 함께 뛰고 있는 노란색 '스팟'이 목격돼서다. 당시 보스턴 다이내믹스 사업 개발 부사장 마이클 페리는 "유통 경로로 나간 로봇이 우리가 모르는 훈련에 쓰였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후 보스턴 다이내믹스 대변인은 "이 특정 훈련은 몰랐지만, 프랑스군이 자사 로봇을 테스트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는 알고 있었다"고 입장을 정정했다. 즉, 스팟이 군사적 용도로 테스트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걸 인정한 셈이다.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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